히잡도 복면도 아닌 게, 뒤집어 쓰면 Hot하다

입력 2022-01-13 17:16   수정 2022-01-21 18:43


빅뱅 지드래곤, 걸스데이 혜리, 방송인 김나영 등 국내 ‘패셔니스타’로 불리는 연예인들이 최근 하나같이 착용하는 방한용품이 있다. 중동 여성들이 사용하는 히잡처럼 얼굴과 머리, 귀 등을 전부 가리는 방한용품인 ‘발라클라바’다. 서울 홍대거리 등 10~20대가 모이는 길거리에는 ‘발라클라바’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미우미우와 구찌, 지방시 등 해외 패션 브랜드와 아르켓, 자라 등 중저가 의류(SPA) 브랜드도 관련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발라클라바는 러시아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있는 지명으로부터 유래했다. 1850년대 크림전쟁에서 영국군이 러시아의 강추위로부터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털실로 짜 만든 제품으로 시작했다. 발라클라바는 얼굴과 목, 귀 등을 가려 언뜻 보기에 은행 강도의 복면처럼 생겼다. 국내에서는 안면마스크로 불리기도 하고 산악인 사이에서는 ‘바라카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면서 최근에는 패션 상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는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에서 노란색, 분홍색 등 컬러풀하고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발라클라바를 선보여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니트 소재로 만들어져 스키 등 스포츠를 즐길 때 착용할 수 있고 일상복과도 입을 수 있다. 미우미우에서 출시한 발라클라바 가격은 70만원대로 책정됐다.

셀린느, 아르마니, 디젤 등 해외 패션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을 사용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광택감이 돋보이는 발라클라바를 선보였다. 마치 패딩에 붙어 있는 모자처럼 충전재를 사용해 보온성을 높였고, 드로스트링(조임 끈)으로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어 실용성을 높인 제품이다. 코트와 패딩 재킷 등 다양한 스타일에 코디할 수 있는 트렌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셀린느는 색다른 디자인의 발라클라바를 선보였다. 정수리 부분은 드러나게 만들고 대신 눈을 제외한 이마와 코, 귀는 모두 가린 독특한 스타일의 니트 제품이다. 전면에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는 로고와 다양한 보석 장식을 가미했다.

고가 브랜드가 부담스러운 일반인을 위한 발라클라바도 나오고 있다. 아르켓, 자라 등 중저가 SPA 브랜드에서 잇따라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실용성이 우선
발라클라바의 인기는 멋보다 강추위에 실용적인 패션 상품을 선호하는 사람이 증가한 덕분이다. 2010년대 유행하던 양털부츠인 어그부츠를 다시 꺼내 신고, 털이 달린 귀마개를 걸치는 등 ‘올드’ 방한용품에 대한 수요가 줄을 잇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년간 신발 브랜드 어그의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라고 밝혔다. 어그는 부츠의 기장을 발목 정도로 짧게 변경해 편안함을 강조해 인기를 얻고 있다. 기장이 짧아지면서 레깅스나 트레이닝복을 입고 잠시 집 앞에 외출할 때 간편하게 신을 수 있다.

여름용 신발인 ‘클로그’를 내놔 인기를 끌고 있는 크록스는 신발 안과 겉 부분에 방한용 털을 붙여 겨울용 ‘털신’을 선보이면서 겨울 신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내놓는 즉시 품절 사태가 빚어질 정도다.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영향력도 막강하다. Z세대(1996~2010년 출생자)의 인기 SNS인 ‘틱톡’에서 크록스 관련 동영상 조회 수는 15억 회에 달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어그부츠와 크록스는 편안함을 강조하면서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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